코람코, 남들 다줄이는 신입채용 늘린 이유
-기업 절반 신입채용 포기... 코람코 현업직원 10% 규모 채용
-LF 대주주 재편 후 첫 신입채용... 장기 성장 견인 기대
-리츠시장 주도, 신탁부문 체질개선으로 영업익 45% 증가
코람코자산신탁(이하 ‘코람코’)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악화에도 불구 10여 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다고 19일 밝혔다.
채용된 신입사원은 코로나가 정점이던 지난 5월 ‘체험형 인턴과정’을 통해 선발된 인원들로 약 3개월간 현장실무를 경험한 후 최고 경영진 면접을 거쳐 정직원이 됐다. 기존 리츠 운용 및 부동산신탁 담당 현업 직원수의 10%에 달하는 적지 않은 규모다.
당초 인턴 채용공고에는 취업준비생들에게 부동산금융을 배울 수 있는 체험형 인턴과정으로 공지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인턴과정을 수료한 전원을 정직원으로 채용한 것이다.
코람코의 이번 신입채용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최근 금융업계를 포함한 재계의 신입채용 상황과 인국공 사태로 인한 청년취업 불공정 논란 등의 사례와 대비되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0일 발표한 ‘코로나 사태로 인한 고용・임금에 대한 기업인식 조사’에 따르면 국내기업 10곳 중 5곳이 신입직원을 포기(19.3%) 하거나 채용을 미루고(31.2%) 있다. 또한 채용계획이 있는 기업들에서도 채용축소(11.9%)또는 축소를 고민(28.8)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청년들의 취업기회가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인국공 사태로 촉발된 청년 취업준비생들의 박탈감 등이 더해져 사회전반에 걸쳐 양질의 청년일자리에 대한 희망도 사그라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코람코가 신입사원 채용을 확대할 수 있는 것은 올해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영업이익과 신규 사업 확장 때문이다.
지난해 코람코는 LF를 대주주로 맞으며 외형을 키우기 보다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체질개선 나섰다. 기존 신탁부문의 주 사업대상이었던 공동주택, 오피스텔 등의 비중을 줄이고 골프장, 물류센터 등 경기 흐름과 연동된 포트폴리오로 사업대상을 빠르게 변화시켰으며 사업방식도 신탁사 자체자금을 투입하는 차입형 토지신탁 비중을 줄이는 대신 신규 수주의 약 45% 이상을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등 비차입형으로 수주하며 사업구조를 개선했다.
리츠부문의 약진도 돋보인다. 국내에 리츠제도가 도입된 이래 19년간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코람코는 올 2분기에만 리츠 자산관리 수익 220억 원을 포함해 총 424억원의 영업수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5% 성장한 수치다.
또한 이달 말 아시아 최초의 주유소기반 리츠인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를 상장시킬 예정이고 연이어 12월에도 새로운 리츠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주유소 부지를 활용해 편의점, 드라이브스루 판매시설 등 언택트 상업시설을 결합한 ‘모빌리티-리테일 플랫폼(Mobility Retail Platform)’이란 새로운 비즈니스를 도입하여 투자자에게 연 6.2%의 수익을 배당하는 상품으로 리츠 업계와 투자자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렇듯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상황에서 신입사원 채용을 통해 기존 조직에 신선함을 불어넣고 LF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첫 번째 공채사원으로서의 충성심을 확보해 장기적인 기업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기대한다는 복안인 것이다.
코람코자산신탁 경영부문대표 차순영사장은 “코람코는 명실공이 리츠 업계 선도 기업으로서 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를 위해 좋은 인재를 발굴하고 성장시켜야 한다는 소명의식이 있다”며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희망인 청년들과 성장을 함께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